2013년 2월 13일 수요일

World of Kpop Star Stylist

열악한 연예인스타일리스트를 도와서 관계를 구축하자!


[열혈기자 야생도전기] ① “누가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를 우아하다고 했나?”

[일간스포츠] 입력 2009.12.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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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과 스타일리스트는 빛과 그림자 같은 존재다. 연예계의 화려하고 세련된 트렌드를 이끄는 그들의 삶에 뛰어들어봤다. '아브라카다브라'와 '사인'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의 스타일리스트 송정옥 실장의 막내 어시스턴트를 1박2일간 경험해봤다.

▶ 6일 AM 9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 : 맨얼굴은 전혀 달라~

SBS '인기가요'의 생방송은 오후 4시. 하지만 그 전에 두 차례 리허설을 한다. 우리 브아걸 팀의 집합 시간은 오전 9시였다.

스모키 메이크업과 무대 의상에 익숙해져 있어서일까. 브아걸 멤버들의 맨 얼굴과 평상복 차림이 낯설었다. 무대 위에서 파워풀하고 강한 인상을 준 미료의 의상과 소품이 가장 여성스럽고, 네 멤버 중 가장 여성스러운 컨셉트의 제아는 오히려 보이시한 차림이어서 고개를 갸웃했다.

서브 스타일리스트 김혜영씨가 "미료 언니는 래퍼니까 더 강한 컨셉트로 꾸미게 된다. 팀에서 각 멤버에게 부여한 매력 포인트가 있기 때문에 모두 평소 본인들이 선호하는 스타일과 다르게 이미지 메이킹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연출하듯 의도하는 컨셉트에 맞게 스타일링을 진두지휘하는 스타일리스트의 역할을 서서히 이해하게 됐다.

▶ AM 11 : 바느질에 바쁜 드라이 리허설

오전에는 의상과 화장을 하지 않고 음향과 카메라 동선을 맞추기 위한 드라이 리허설을 진행한다. 그래서 이 때는 스타일리스트가 그다지 바쁘지 않다.

하지만 더 나은 스타일을 고민하며 옷이나 소품을 수선하고 만드는 작업이 계속된다. 오늘 무대에서 입을 의상을 피팅해본 결과 제아 어깨 부분의 술을 더 풍성하게 만들기로 했다.

오전 11시 드라이 리허설을 마친 멤버들은 화장과 머리를 다듬기 위해 다시 강남구 청담동 미용실로 출발했다. 우리는 등촌동에서 바느질을 하기로 했다. 스타가 없으면 스타일리스트가 한가로울 것이라는 예상은 와장창 깨졌고, 시계를 보며 부지런히 손을 놀려야 했다. 점심도 김밥으로 때웠다.

▶ PM 2 : 연습도 실전처럼 카메라 리허설

미용실을 다녀온 멤버들이 공개홀 대기실로 돌아왔다. 7인조 그룹 애프터스쿨과 대기실을 공유해 방이 꽉 들어찼다. 화장실에서 멤버들이 옷 입는 것을 도왔다. 멤버 한 명에게 송정옥 실장과 김혜영씨를 비롯해 막내인 한나라·최진영씨 네 명이 모두 달라붙어 머리 스타일과 옷매무새를 다듬고 마이크를 장착하느라 바쁘다.

리허설이지만 실전과 똑같이 진행되기 때문에 다들 완벽을 기한다. 패딩 점퍼를 입어도 추운 날씨에 등과 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무대 의상을 입어야 하는 멤버들을 위해 나는 담요를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 PM 4 : 본격적인 전쟁 생방송

생방송에 들어가기 전 멤버들과 모여 앉아 매니저가 캠코더로 촬영한 무대를 보면서 의상을 최종 점검 했다. 갑자기 가인이 "얼굴이 많이 부었다"며 속상해 하자 송정옥 실장이 응급조치로 찬 물병을 얼굴에 대주며 붓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애썼다.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가슴이 계속 뛰고 입술이 타들어갔다.

▶ PM 6 : 스케줄 끝

무사히 생방송을 마치고 돌아온 대기실에서는 네 멤버의 의상이 뒤섞이지 않도록 차곡차곡 정리했다. 송정옥 실장은 멤버들과 함께 다음주에 있을 시상식에서 입을 의상 디자인을 상의했다. 저마다 수첩에 그림을 그려가며 입고 싶은 의상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다. 오늘의 일과는 이것으로 끝이었다.

"저녁 6시에 들어가는 오늘 같은 날이 바로 쉬는 날"이라며 송정옥 실장이 처음으로 웃었다. 브아걸 스타일팀은 거의 매일 새벽까지 야근하거나 철야 작업의 연속이었다.

심수미 기자[sumi@joongang.co.kr]
사진=이호형·임현동 기자[leemario@joongang.co.kr]




[열혈기자 야생도전기] ② ‘가인 가는 다리에 맞는 옷 없나?’

[일간스포츠] 입력 2009.12.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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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AM 9 서울 청담동과 동대문 : 협찬 의상 반납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대형 쇼핑백 네 개를 꽉 채운 옷과 신발, 액세서리를 들고 청담동으로 이동했다. 지난 한 주간 브아걸 멤버들이 착용한 옷들을 대행사에 돌려주고 새로 필요한 의상을 받았다.

브랜드별로 담당하는 대행사가 달라서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하는데, 반납한 만큼 또 새로운 아이템을 받아오니 짐이 줄지 않아서 이동하는 것이 보통 고역이 아니었다. 낑낑대는 내게 김혜영씨는 "그나마 한 2~3년 전부터 청담동 골목에 대행사들이 모여 훨씬 수월해졌다. 처음 일을 시작한 6년 전만 해도 대행사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택시비 깨나 나왔다"고 말했다.

▶ PM 1 : 원단 구매

송정옥 실장을 따라 서울 동대문 종합상가에 가서 원단을 구매했다. 어제 멤버들과 상의한대로 검정색 레깅스 재질을 찾아야 했다. 경력 11년차인 송정옥 실장은 미로 같은 동대문상가를 구석구석 훑으며 원단을 비교 분석했다. 내 눈에는 다 똑같아 보이는데도 수없이 만지고 늘리고 불빛에 비춰보며 차이점을 짚어내는 그가 다르게 보였다.

▶ PM 2 명동 : 의상 가봉

서울 명동성당 뒷길에 위치한 청화사에 의상 도안과 원단을 맡겼다.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그린 도안에 천 샘플을 스테이플러로 박아 정유봉 재단사와 상의했다. 우선 미료와 나르샤의 옷만 주문했다. 샘플이 하루 뒤 나오면 입혀본 후 수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옷을 제작한다.

▶ PM 4 : 협찬의상 대여

멤버들의 예능 출연이 많아지면서 협찬받아야 할 의상도 더불어 늘어났다. 나르샤가 출연하는 KBS 2TV '청춘불패'는 걸그룹 멤버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에 의상 경쟁이 은근히 치열하다. 오전에 미처 못 들른 협찬 대행사를 향해 부지런히 발길을 돌렸다. 아침에 그렇게 돌아다녔지만 목표량의 절반도 못 채웠다.

가인의 다리가 유난히 얇아 딱 맞을 법한 바지가 없었다. A대행사에서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가인과 부부로 출연하는 조권이 착용하고 있다며 커플시계를 착용해줄 것을 제안했다. 출연중인 광고 때문에 시계 착용은 거절했지만 김혜영은 "부부로 출연중이기 때문에 조권측 스타일리스트와 종종 상의해서 아이템의 느낌 등을 맞추곤 한다"고 설명했다.

▶ PM 7 : 의상 정리와 준비

아침에 들고 간 쇼핑백과 나르샤가 '청춘불패'에서 입게 될 캐리어까지 옷으로 꽉 채워 사무실로 돌아왔다. 지금까지 사냥을 했다면 이제부터 요리를 할 차례, 멤버들에게 입힐 옷을 매치했다. 출연하는 방송의 성격과 옷을 입을 멤버의 성향을 고려해서 두 세 벌씩 매칭하는 일은 고도의 감각과 순발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렇게 선택된 옷들을 폰카로 찍어 멤버들에게 전송하고 최종적인 의견을 물었다. 이렇게 고생해서 현장에 가져갔는데 막상 입어야 하는 본인이 싫다고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100여 벌 가까이 가져온 옷 가운에 방송을 타게 되는 옷은 40벌 정도. 선택을 받지 못한 나머지는 내일 또 대행사를 돌아다니며 반납해야 한다. "우리끼리는 스타일링을 막노동이라고 부른다"던 송정옥 실장의 말이 새삼 실감났다.

심수미 기자[sumi@joongang.co.kr]
사진=이호형·임현동 기자[leemario@joongang.co.kr]





[열혈기자 야생도전기] ③ “겉모습만 화려…초보 보수 월 30만원”

[일간스포츠] 입력 2009.12.1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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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 감각, 대인관리 능력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눈치다."

그룹 SG워너비와 가수 김종욱을 거쳐 현재는 5인조 걸그룹 더블유의 스타일링을 맡고 있는 강상구씨(25)는 스타일리스트가 화려해보이는 겉모습과 전혀 다른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스타에게도 잘 맞춰줘야 하고, 방송 제작진의 요구, 매니지먼트 회사의 생각도 잘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내 뜻대로 스타일링을 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옷을 워낙 좋아하고, 트렌드를 만들어간다는 자부심으로 이 일을 하게 된다. 특히 기성복보다 반응이 즉각적이고 폭발적이기 때문에 짜릿하다"고 스타일리스트만의 묘미를 설명했다.

오래 남는 자가 살아남는다

불과 석 달 만에 독립해 스타일리스트가 된 그는 이례적인 케이스다. 보통 몇 년간 메인 스타일리스트의 서브로 활동한다. 생짜 초보의 보수는 월 20~30만원으로 그나마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떼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는 "단지 스타를 가까이에서 접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쉽게 이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중 90%는 그만둔다. '오래 남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것이 업계 불문율"이라고 말했다.

불가능은 없다

지난해 연말, 한 시상식 무대에 서는 김종욱의 뒤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델 40명을 세우라는 PD의 특명이 내려왔다.

시상식을 불과 일주일 앞둔 상황. 웨딩드레스가 전면에 나서지도, 유명인이 입는 것도 아니기에 협찬 요청은 모두 거절 당했다. 그렇다고 일주일 만에 드레스 40벌을 만들어내는 것 역시 불가능했다. 싼 값에 대여해주는 업체의 드레스는 허름해 성미에 차지 않았다. 결국 40벌을 모두 구매 한 뒤 일일이 되팔았다. 시상식 전 후 약 2주 동안 잠을 거의 잘 수 없었지만 환상적인 무대를 보는 순간 "해냈다"는 기쁨은 그 무엇보다 컸다고 회상했다.

협찬 경쟁 불꽃 튄다

"스타일링의 관건은 협찬 능력"이라고 그는 말했다. "유명해지면 너도 나도 협찬해주려고 하기 때문에 옷을 잘 입게 될 수밖에 없다. 제일 예쁜 걸 고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신인이거나 지명도가 낮으면 협찬이 어려워 애를 먹는다.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유명 브랜드의 신상품을 '누가 가장 먼저 입느냐' 하는 것이 암암리에 치열한 자존심 싸움이다.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다른 연예인과 옷이 겹치지 않도록 여벌을 준비하는 것도 필수다. "올 초 가요 프로그램 카메라 리허설 때 김종욱을 위해 준비해 간 A브랜드 셔츠를 모 아이돌 그룹 멤버가 입은 걸 봤다. 김종욱에게는 다른 옷을 입히고 그 셔츠를 매니저에게 입혔더니 바로 그 스타일리스트도 흥분하면서 갈아입히더라.(웃음) 누가 어떤 아이템을 단독으로 획득하느냐가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한 경쟁이다."

심수미 기자[sumi@joongang.co.kr]
사진=이호형·임현동 기자[leemario@joongang.co.kr]





[열혈기자 야생도전기] ④ 스타일리스트들이 꼽은 ‘꼴불견스타’

[일간스포츠] 입력 2009.12.1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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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 피워 '코디가 안티' 소리 듣게 할 때 제일 야속해요"

1위 고집불통형

"내 체형은 내가 제일 잘 안다"며 스타일리스트의 조언을 무시하고 자기 스타일을 고집해 끝끝내 '코디가 안티'라는 오명을 듣게 하는 스타들이 있다. 스타일리스트들은 "입혀주는 대로만 입으면 절대 워스트 드레서가 될 일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2위 공짜밝힘증

협찬사에게 이것저것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거나 아예 협찬 옷을 말도 없이 안 돌려주는 간큰 스타도 있다. "잘 버는 것들이 더하다"며 쓴소리를 듣는 케이스다.

3위 놀부형

어울리지 않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협찬 옷을 자기가 가지려고 욕심 내는 타입이다. 다른 스타가 못 입게 방해하고 싶은 의도도 있다. 대행사로부터 반납 독촉 및 성화를 받는 것은 고스란히 스타일리스트의 몫이다.

4위 왕재수형

방송 스태프 및 외부 사람들에게는 엄청 친절하면서 밴만 타면 태도가 돌변해 스타일리스트를 하인 부리듯 하는 연예인도 있다. "물 사와라", "라이터 가져와라"처럼 사소한 심부름을 해야할 때마다 "내가 이러려고 스타일리스트를 시작한 게 아닌데" 싶단다.

5위 불결형

아침에 떡진 머리, 세수도 안 하고 등장하면 어쩔 수 없이 그 상태에서 옷을 입혀줘야 한다. 스타일이 잘 안 사는 것은 물론이고 옷을 입혀도 찝찝할 수 밖에 없다.


▲스타일리스트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은?

▶ 실과 바늘

협찬 의상은 모델 사이즈를 기준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스타의 몸에 작은 경우가 많다. 그럴 땐 봉제선을 뜯거나 지퍼를 올리지 않은 채 천을 덧대어 꿰맨다. 엉성한 이음새는 퍼(fur)나 코사지를 이용해 가려주면 감쪽같다. 물론 반납할 때는 원상복구를 잘해야 한다. "실과 바늘만 있으면 세상에 못 하는 일이 없다"고 스타일리스트들은 말한다.

▶ 테이프

방송용 의상은 노출이 많고 움직임이 격한 만큼 틈새를 잘 확인하고 살에 직접 옷을 붙이는 '특수처리'를 해야 한다. 꼼꼼히 처리하지 않으면 남규리의 가슴 노출과 같은 아찔한 사고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양면 테이프 외에도 마이크를 고정하기 위한 살색 테이프, 옷 위에 브랜드 로고를 가리기 위한 테이프 등 색상별·종류별로 구비해야 한다.

▶ 지퍼백

그룹 멤버별 의상과 소품이 섞이지 않도록 지퍼백에 담아 겉면에 잘 표기한다. 특히 협찬 받은 물품을 잃어버리면 변상해야 하기 때문에 품목별로 잘 분류해서 보관해야 한다.

한 스타일리스트는 해외 화보 촬영시 1억4000만원어치의 다이아몬드를 협찬받았는데 귀국 전에 분실해 소속사와 절반씩 부담해 물어주기도 했다.

▶ 키친타올

가수와 연기자들은 조명과 격렬한 춤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될 때도 있다. 이렇게 땀범벅인 얼굴을 닦아주는데는 키친타올이 제격이다. 일반 휴지는 미세한 먼지와 찌꺼기가 얼굴에 묻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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